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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수실기(野叟實記) 창의비각제문


    남당회맹단 의병대장 채홍국장군 야수실기를 차례대로 게시합니다.

     

     

    野 叟 實 記



    崇禎五壬辰酹倡義碑閣文

     

    伏惟 尊靈

    忠甲信冑 仁干義矛 昭如日星 凜平雪霜 昔在黑龍 島夷猖獗 幾乎東土 左袵被髮 桓桓諸公 奮身敵愾 殿赴錦山 大陣先潰 復檄血盟 九十二士 所不與者 神殛自在 或捐家積 或編家僮 弓矢劒馬 皆自辦當 大義命衆 否罰用賞 一軍齊聽 可死君上 輸穀行朝 三百其斛 權帥書勉 巡遠之責 壯士感泣 百倍聳動 我戈我礪 我斧我銎 摧陷賊鋒 于海之徼 乃斬乃馘 彼不救死 迄未凱還 和議方熾 痛哭振旅 天乎奈何 披瀝肝血 赤江一哦 赤雞再猘 瘡夷重傷 萃合渙散 將多前功 鍊兵旣精 主盟益敦 列郡風聞 來者駿奔 于興于扶 躡腸飮頭 彼衆我寡 或殉或俘 或全歸養 忠孝令名 孰後孰遺 倫綱乃明 天褒未均 千載有恨 在我無愧 于何增捐 山名不泐 屯越胡伐 後人起敬 汗竹勒石 玄黓執徐 五周厥甲 一間碑宇 添雕改築 宴而落之 子姓賓客 彝性攸感 蘋蘩洄酌 濟濟章甫 禮儀是將 左右洋洋 幷格尙饗

    盟主高公九世孫石鎭謹製

     

    숭정(崇禎) 다섯 번째 임진년에 창의비각(倡義碑閣)에 제사(祭祀)하는 글

    (崇禎五壬辰酹倡義碑閣文)

     

    伏惟尊靈 엎드려 생각하건대, 존령(尊靈)께서는

    忠甲信冑 충성(忠誠)으로 갑옷 삼고 믿음으로 투구 삼고

    仁干義矛 ()으로 방패삼고 의()로 창을 삼아

    昭如日星 밝기는 해와 별 같고

    凜平雪霜 늠름(凜凜)하기는 눈·서리 같으셨도다.

    昔在黑龍 옛날 임진년 흑룡(黑龍)의 해에

    島夷猖獗 섬 오랑캐가 미쳐서 날뛰니

    幾乎東土 거의 우리나라 땅이

    左袵被髮 왼쪽으로 옷 여미고 머리 풀어헤치는 오랑캐가 될 뻔 하였도다.

    桓桓諸公 굳세고 위엄(威嚴) 있는 제공(諸公)

    奮身敵愾 몸을 떨쳐서 적개심(敵愾心)을 보이시니

    殿赴錦山 후진(後陣)으로 금산(錦山)에 달려갔으나

    大陣先潰 큰 진영(陣營)이 먼저 궤멸(潰滅)되도다.

    復檄血盟 다시 격문(檄文)을 띄우고 피를 마셔 맹서하니

    九十二士 의사(義士)는 아흔 두 명이나 되도다.

    所不與者 함께 하지 아니한 자()

    神殛自在 신령(神靈)이 죽이기를 마음대로 할 것이로다.

    或捐家積 혹은 집안에 샇아 둔 재물(財物)을 바치고

    或編家僮 혹은 집에 부리는 아이들을 편입(編入)시키도다.

    弓矢劒馬 활과 화살, ()과 말은

    皆自辦當 모두 스스로 마련하여 충당(充當)하였도다.

    大義命衆 대의(大義)를 여러 사람에게 알리니

    否罰用賞 ()로써 하지 않고 상()으로써 하였도다.

    一軍齊聽 온 군병(軍兵)이 모두 명령(命令)을 들으니

    可死君上 임금님 위하여 죽을 수 있었도다.

    輸穀行朝 군량(軍糧)을 수송하여 행재소(行在所)에 바치니

    三百其斛 그것은 300 ()이나 되었도다.

    權帥書勉 권률(權慄) 도원수(都元帥)가 편지로 면려(勉勵)하니

    巡遠之責 장순(張巡)과 허원(許遠)의 일로 비유(比喩)하였도다.

    壯士感泣 장사(壯士)는 느껴 울며

    百倍聳動 백 배()나 용솟음쳐서 감동(感動)하도다.

    我戈我礪 내 창()은 내가 갈고

    我斧我銎 내 도끼는 내가 자루를 맞추도다.

    摧陷賊鋒 왜적(倭賊)의 칼날을 꺾어버리기 위하여

    于海之徼 바닷가를 순찰(巡察)하였도다.

    乃斬乃馘 이어 참()하고 목 베어 버리니

    彼不救死 저들은 죽음을 구()하지 못하도다.

    迄未凱還 지금까지 아직 승리(勝利)하여 돌아가지 못했는데

    和議方熾 화의(和議)가 바야흐로 거세었도다.

    痛哭振旅 통곡(痛哭)하고 군려(軍旅)를 떨치니

    天乎奈何 하늘의 운명(運命)인 것을 어찌하랴?

    披瀝肝血 ()의 끓는 피를 피력(披瀝)하고자

    赤江一哦 적성강(赤城江)에서 한 수를 읊었도다.

    赤雞再猘 정유년(丁酉年)에 왜적이 다시 미친개처럼 날뛰니

    瘡夷重傷 상처(傷處)를 내고 중상(重傷)을 입히도다.

    萃合渙散 흩어졌던 사람을 다시 모아들이니

    將多前功 앞서의 이룬 공()보다도 많이 모이도다.

    鍊兵旣精 군사(軍士)를 훈련하니 이미 정병(精兵)이 되었고

    主盟益敦 맹서(盟誓)를 주장함은 더욱 도타웠도다.

    列郡風聞 여러 군()에서 풍문(風聞)을 듣고

    來者駿奔 오는 자()는 말을 달려 빨리 오도다.

    于興于扶 흥덕(興德)에서 부안(扶安)에서 모여들어

    躡腸飮頭 창자를 밟고 머리를 마시도다.

    彼衆我寡 저들은 수()가 많고 우리는 적으니

    或殉或俘 혹은 전사(戰死)하고 혹은 포로(捕虜)로 잡히도다.

    或全歸養 더러는 온전히 돌아가 부모를 봉양(奉養)하니

    忠孝令名 충효(忠孝)의 이름이 아름답도다.

    孰後孰遺 누가 뒤쳐지고 누가 남았는가

    倫綱乃明 오륜(五倫) 삼강(三綱)이 이에 밝도다.

    天褒未均 하늘의 포상(襃賞)이 고르지 아니하니

    千載有恨 천년(千年)을 내려오며 한()이 남았도다.

    在我無愧 내게 있어서는 부끄러움 없으니

    于何增捐 무엇을 더 보태고 무엇을 덜어내랴?

    山名不泐 () 이름을 새겨 놓지 않았던가?

    屯越胡伐 둔월령(屯越嶺호벌치(胡伐峙)라고.

    後人起敬 후세(後世) 사람들이 존경심(尊敬心)을 일으키니

    汗竹勒石 죽간(竹簡)에 쓰고 비석(碑石)에 새겼도다.

    玄黓執徐 현익(玄黓) 집서(執徐)의 임진년은

    五周厥甲 5() 되는 바로 그 해이니 1)

    一間碑宇 한 칸()의 비각(碑閣)

    添雕改築 조각(彫刻)을 더하여 고쳐지었도다.

    宴而落之 연회(宴會)를 베풀고 낙성식(落成式)을 올리니

    子姓賓客 자손(子孫)들과 손님들이 한자리에 모이도다.

    彝性攸感 떳떳한 성품(性品)에 느끼는 바 있으니

    蘋蘩洄酌 제수(祭需)를 차려놓고 제주(祭酒)를 따라 올리도다.

    濟濟章甫 제제(濟濟)2한 선비들이

    禮儀是將 제례(祭禮)의 의식(儀式)을 이와 같이 올리도다.

    左右洋洋 좌우(左右)에 양양(洋洋)3하니

    幷格尙饗 아울러 임()하시어 흠향(歆饗)하소서.

    맹주(盟主) 고공(高公)9세손 석진(石鎭)4이 삼가 지음

     

    ____________________

    1) 5 주갑 되는 임진년은 고종 29(1892)이다.

    2) 제제(濟濟)= 많고 하다. 삼가고 조심하여 엄숙하다. 威儀한 모양. 아름다운 모양. 제제창창(濟濟蹌蹌)은 몸가짐이 위엄 있고 위풍을 떨치며 질서가 고른 것을 말함.

    3) 양양(洋洋)= )廣大한 모양. 盛大한 모양. 물의 성한 모양. 滔滔. 많은 모양. 충만한 모양. 빠진 데 없이 꽉 차 있는 모양. 한 없이 넓은 모양. 훌륭하고 아름다운 모양. 의지할 곳 없는 모양. 得意한 모양. 意氣가 오르는 모양. 胸中에 걸림이 없이 편한 모양. 천천히 꼬리를 흔드는 모양. 느릿느릿한 모양. 흐르는 모양.

    4) 고석진(高石鎭)= 高德鳳9세손으로, 舊韓末 일본이 우리나라를 병탄(倂呑)하자 義兵을 일으켜, 崔勉菴幕下에서 활약하였다. 勉菴集에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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